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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최부자집의 식사 대접에 담긴 뜻

probee 2016-07-07 조회수 2,981
최근 종영된 인기드라마 '명가'는 300여년 12대를 걸쳐 부와 명예를 유지해온 조선시대 경주 최부자집 최국선이라는 인물의 삶을 통해서 부(富)를 이루어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였다. 이는 현대 기업인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큰 드라마였다. 특히 이 가문의 가훈을 살펴보면서 그들의 안목과 혜안에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가 없었다.
- 과객을 후하게 대접하라.
- 과거는 보되 진사 이상은 하지 마라.
- 재산은 만석 이상 지니지 마라.
- 흉년에는 땅을 사지 마라.
- 며느리는 시집온 후 3년 동안 무명옷을 입혀라.
- 사방 백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이 중 '과객을 후하게 대접하라'는 이유에 대해서 최국선은 "과객은 세상을 알려주는 스승이기도 하다"라고 표현하는 대목은 참으로 인상이 깊었다.
과객을 후하게 대접한 가문이 오랫동안 번성했던 이유는 단순히 덕을 베풀어서만이 아니라 그들로부터 최신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교통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 이들 과객집단은 다른 지역의 정보를 전해 주는 메신저 노릇을 하였다.
최부자집의 1년 소작 수입은 쌀 3천석 정도 였는데 이 가운데 1천석 정도를 과객 접대하는데 사용하였다 한다. 이를 그 당시의 경제 규모로 환산해 보면 엄청난 액수를 지식정보 비용으로 사용하였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업이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는 이윤극대화이지만 이 가문은 눈앞의 이익에만 매달린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에서 최신의 지식과 정보를 활용하여 지식생산성을 배가 시킨 경영을 한 것이 바로 경주 최부자집의 성공비결임에 놀라움을 금 할 수가 없다.

예부터 우리 선조들은 한솥밥을 먹는 사람을 식구(食口)라 하면서 식사공동체를 강조하여 왔었다.
특히 직장생활이나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여러 사람들과 더불어 식사를 하는 것은 관계를 형성하고 가르치는데 식사만큼 훌륭한 촉매 역할을 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도 자신의 좋은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식사시간이 갖는 힘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직장생활에서는 술 한 잔과 한 번에 식사만으로도 어렵고 두터운 장벽을 일거에 허물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식사는 상당히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원칙을 중요시하고 팀워크를 강조하는 히딩크 감독이 처음 한국 축구팀을 맡고 난 뒤 한 것 중 나이별로 친한 선수끼리만 앉아서 먹는 식습관부터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자서전에서 밝히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식사시간에 는다양한 대화를 나누게 하고 선후배간에 고루 섞여 앉도록 하였으며 식사 중에는 사적인 전화를 못 받도록 하였다.  그것은 선후배간의 벽이 있다면 팀워크를 100% 발휘 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과거 스타에만 의존했던 개인지향의 한국축구를 팀 전체가 기계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조직력을 갖춘 팀으로 만들기 위해서 선수들에게 엄격한 규율과 식사시간을 매우 중요한 원칙으로 내 세운 것이었다.
필자도 회사 설립을 낯선 대전에서 시작할 때, 필자를 식사모임에 초대하여 좋은 교분을 쌓아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주선해 분들이 계시는데 바로 CEO아카데미의 H대 K교수와 D인터넷 신문 L 대표이다.
나는 그때의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다. 그리고 지금도 이 분들이 유익한 식사 모임을 주선하여 이끌어 가고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최부자집의 한 끼 식사대접에 담긴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지혜로운 CEO는 남의 밥값도 내가 내고 남이 내주는 밥값을 당연하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한번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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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완대표는 1월~6월까지 대전 충청투데이[목요세평]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이 칼럼을 프로비 레터에 소개한다.
원문은 http://www.cc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529439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