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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일보 2013. 06.12 대덕연구단지 40년 리뷰> 과학기업도시 르네상스를 꿈꾼다

probee 2016-08-29 조회수 3,436

<대덕연구단지 40년 리뷰> 과학기업도시 르네상스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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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완

대덕이노폴리스벤처협회장

 

르네상스를 꽃 피웠던 이탈리아 베네치아와 피렌체, 로마 등에는 공통적인 문화가 있었다. 다양한 문화가 교차했고 여러 가지 생활방식과 지식이 융합했다. 엉뚱할 만큼 새로운 생각도 수용할 수 있을 만한 여건이 조성돼 있었고 여기서 창조성이 생산됐다. 베네치아는 현재 이탈리아 베니스로 더 알려져 있지만 14~15세기에는 20만 명밖에 안 되는 조그마한 소국이 이었다. 주변 강대국에 둘러쌓인 채 1100년의 긴 역사 동안 발전과 번영을 구가했던 해상공화국이다. 베네치아 번영의 중심엔 페카토 모르탈레(peccato mortale) 정신이 있었다.

이탈리아어로 ‘용서 받지 못 할 죄’라는 뜻이다. 살아서 뿐만 아니라 죽어서도 용서 받지 못 할 어마어마한 저주죄는 두 가지를 꼽고 있는데 첫째 공무원이 국민이 낸 혈세를 낭비하는 죄이고 둘째는 기업이 이익을 남기지 못하는 죄다. 베네치아가 1100년 동안 태평성대를 누렸던 비결이 여기에 있다. 관료사회가 세금을 마치 눈먼 돈처럼 함부로 낭비하면 죽어서도 영혼조차 발을 못 붙이게 하는 공동의 인식이 있었고 또 기업가는 그 신뢰 바탕에서 도전을 통해 불굴의 기업가정신을 발휘하게 하고 사회적인 책임도 함께 요구했다.

필자는 대덕의 미래가 베네치아와 같은 도시가 될 것이라는 꿈을 갖고 있다. 공무원과 기업인은 신뢰와 협력이 쌓이면 사회나 국가에 얼마나 큰 변화를 몰고 오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신뢰는 단순히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피나는 노력을 통해 쌓이는 것이다.

대덕연구단지 구상이 피어난 지 올해로 40년이 됐다. 10년 전 150개에 불과했던 벤처기업이 올해 현재 1200개를 넘어섰다. 지난 40년간 대덕의 과학자들이 어려운 여건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대신해 희망의 씨앗을 뿌렸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또 원로 과학자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대덕이 전국에서 인구비례로 가장 많은 벤처기업을 보유하고 R&D 도시로서 브랜드 가치가 매우 높은 대전을 탄생시켰다.

이제 향후 60년을 바라보고 대덕의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세울 때다. 대덕특구가 지금껏 쌓아 올린 연구와 기술은 분명한 강점이지만 여기서 한 발 더 나가야 한다. 신기술과 새로운 아이디어로 산업 전반을 키우는 벤처기업인 중심의 과학기업도시로의 변화다. 첫째 공급자 중심의 R&D에서 수요자 중심의 R&BD(기술·비즈니스·연구)로 체제가 전환된 매력적인 연구 환경을 제공하는 곳, 둘째 벤처협회가 추진하고 있는 ‘청년 진로 창업 포럼’을 중심으로 청년들이 성공을 꿈꿀 수 있게 창업 플랫폼을 만들어주는 곳. 셋째 지역을 사랑하는 글로벌 인재가 육성되는 곳, 넷째 산·학·연·관·민 교류로 기업가 정신이 약동하는 곳으로의 변화를 말한다. 이 같은 토양에서 창의와 혁신이 일어나고 새로운 가치가 태어난다. 지속가능한 대덕특구의 미래를 담보할 선행과제라고도 볼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정부출연연구소와 대기업연구소, 대학교와 벤처기업이 담장을 허물고 함께 어울려야 한다. 물론 이 어울림의 중심에선 창조경제의 주역, 벤처기업을 대표하는 대덕이노폴리스벤처협회의 역할이 강조된다.

이곳 대덕의 기업군(群)을 보면 10명 이하의 기업이 87%를 차지한다. 창업을 해서 중견기업으로 성공하기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 힘든 일이다.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여러 요소들이 있지만 정책당국의 정책적인 지원과 배려가 절대적이다. 젊음과 패기의 결정체가 싹도 틔워보지 못하고 그대로 묻히거나 사장돼선 안 된다. 최대한 많은 아이디어가 융합될 때 시장을 뒤흔들 새로운 패러다임이 도출된다.

기업이 어려우면 경영자뿐만 아니라 직원들과 협력업체의 고통은 물론 사회와 국가에 큰 부담을 주게 된다. 그러나 벤처기업이 살면 일자리도 늘고 경제기반도 튼튼해 진다. 물론 벤처기업 지원 정책의 과보호 앞에 안주 하려는 나약한 벤처기업들에게는 미래가 없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감이 충만하고 혁신을 주도하는 야성적인 벤처 정신이 살아 움직일 때 대덕은 미래 세상을 만들어가는 창조경제의 별이 될 것이다.